

흐르는 힙합에 향기를 띄우는 OHOI
Rising Artist
OHOI가 춤을 추고 있는 무대엔, 속도감과 현장감이 더 진득하고 아찔하게 흐른다. 움직임이 지나간 자리에 은은하게 파동이 맺히는 느낌이랄까. 혹자들은 프리스타일 힙합은 정해진 길과 루틴보다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OHOI는 음악이 주는 바이브와 에너지에 자신을 던지는 방식으로 춤을 추고 있다. 그래서 그의 무브에는 억지로 만든 과잉이 없고, 자연스럽게 번지는 ‘여운’이 남는다. 시간을 거슬러 OHOI의 대학 시절 어느 날, SNAP!의 “Ooops Up” 위로 춤을 추는 한 댄서를 마주했다. 안무도 아니었고, 막 짜여진 듯한 구성도 없었다. 그런데도 곡이 그대로 몸에서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 OHOI의 지금을 만들어낸 출발이 되었다. OHOI는 부드럽고 진득한 움직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춤에 녹여낸다. 힙합에 자신만의 향을 입혀 흩뿌리며, 관객을 매료시키고 음악과 함께 진심으로 흘러가는 것. 그는 지금도 그 방향을 우직하게, 그리고 유연하게 걸어가고 있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프리스타일 힙합댄서로 활동중인 오호이, 김영훈입니다. 현재 팀 White pic.(화이트픽), In-Sense(인센스) 를 대표해서 활동 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Q. 프리스타일 힙합에 빠지게 된 순간이나 계기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춤의 첫 시작은 프리스타일 힙합이 아닌 어렸을때부터 거실에 놓인 티비를 보고 따라하던 방송댄스였어요. 초등학교 때 방과 후 활동부터 중학교 장기자랑, 그리고 고등학교 댄스동아리까지.. 무대에서 멋져보이는 한 순간의 짜릿함들이 계속 춤을 추게 만들었고, 춤과 공부 사이에서 열심히 시간을 보내다 고2 때 확신이 생겨 대학교까지 춤을 추는 학과로 자연스럽게 찾아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 학교에서 다양한 장르를 배우면서 ’즉흥으로 춤을 춘다‘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을 시기에, 같은 학교를 다니던 형이 SNAP! 의 Ooops up 이라는 곡에 마치 몸에서 소리가 나듯이, 곡을 다 외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게, 그렇지만 안무는 아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멋짐이 저한텐 프리스타일 힙합 시작의 문을 열어준 가장 뚜렷한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정형화된 안무로 표현하는 방식과는 다른 순간적으로 음악에 반응하며 표현하는 매력에 빠지게 됐습니다.
Q. OHOI님이 프리스타일 힙합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포인트를 알려주시겠어요?
최근 들어서 ‘소리가 아니라 음악에 춤을 춘다‘ 는 말이 저한테 가장 와닿고 영향을 주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춤을 추고, 보고, 느끼려고 하다보니 음악이 주는 전체적인 에너지에 더 비중을 두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받아들여진 음악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솔직한지, 춤으로써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가 그 사람의 삶과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보일 때 그 사람의 향이 가장 짙어지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설득력이 가장 강해지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진정한 음악의 이해와 자연스러움이 제 현재 중요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Q. OHOI님의 춤을 보면 무브 안에서 여백을 남기거나, 흘려보내는 듯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데요. 관객들로 하여금 본인의 춤이 어떠한 인상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저는 춤에 여유를 두고 음악은 여전히 흘러나올 때, 그 여백에서 나오는 제 춤과 멋을 제일 좋아하기도 하고, 제일 멋있게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멋도 향처럼 자연스럽게 피어오르는 거라고 생각해서, 제 춤에서 나오는 멋이 잊혀지지 않는 향기로 사람들에게 진하게 새겨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춤을 추고 있습니다.
Q. 흔히 힙합 댄스의 4요소를 ‘락 , 바운스 , 롤 , 스케이트’라고 표현하는데, OHOI님이 한가지 요소를 추가하신다면 어떤 요소를 추가하실 것 같나요?
저는 웨이브로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웨이브를 열심히 연습하고 좋아했는데 핵심 요소에 추가되면 더 잘할 자신 있습니다.
Q. 힙합의 정통성과 트렌드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고 계시는지
힙합은 음악이 여전히 변화하고 새롭게 생겨나는 만큼, 춤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배틀이나 세션 등에서 댄서들이 비트메이킹 하는 음악에도, 클래식한 힙합 음악에도 춤을 춰야하는 상황에 매번 놓이지만, 새로움과 정통 그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고 어떤 음악이든 최대한 균형 있게 제 춤을 잃지 않고 추려고 하는 상태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춤을 볼 때도 균형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하고 있구요. ‘이런 음악도 있구나, 저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와 같은 인정의 단계가 있어야 제 취향과 개성도 더욱 뚜렷해질 수 있고, 지금처럼 계속해서 다양하고 건강하게 힙합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최근 가장 발전시키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떻게 하면 제 춤의 설득력을 더 높일 수 있을까?‘ 에 가장 집중하면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아요. 연습과 실전에서의 기복을 계속해서 줄여나가고, 여운있는 춤을 위한 동작적인 퀄리티를 계속해서 높여나가는 연습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Q. OHOI님이 출 수 없는 춤이 있다면, 그 이유는 뭘까요?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왁킹인 것 같아요. 동작들을 따라해 볼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왁킹이란 춤이 어떤 춤인지 알면 알수록 디스코 뿐만 아니라 모든 노래에 항상 빠져들 준비가 돼있는 왁킹댄서들을 볼 때면 그 경지가 아득하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왁킹을 볼 때는 항상 재미있고 감명깊게 보지만 ‘나는 과연 저렇게 출 수 있을까?’ 라고 한다면 못할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너무 어려워서 출 수 없다기 보다는 표현방식이 너무 달라서 출 수 없는 느낌. 저는 음악을 들은 느낌을 ‘멋’ 이라는 주제로 춤을 풀어나가고 있다면 왁킹은 음악 그 자체에 빠져들어 그 음악의 주연을 맡는 느낌으로 다가오더라구요. 함부로 대할 수 없어서 출 수 없는 것 같습니다
Q. 요즘 가장 자주 참고하거나, 새롭게 탐구 중인 무브나 요소가 있다면 어떤 건가요?
습관적으로 흘러가는 춤의 길들을 최대한 새롭게 만드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변화가 계속되지 않으면 어느새 또 편한 쪽으로만 추게 되고, 음악이 조금만 어렵게 느껴져도 익숙한 길에 의존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계속해서 새로운 길을 늘려서 그 순간 순간의 반응속도를 높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와 우크라이나 댄서들이 꾸준히 저한테 영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리가 잘 된 파운데이션을 기반으로 무의식과 의식 사이를 넘나드는 춤들이 저한텐 너무 좋은 자극으로 다가오더라구요.

Q. DJ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하입타운 구독자분들께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힙합 트랙 3곡과 그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Kzyboost - last take - 이 앨범에 최근에 가장 춤을 많이 췄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추천을 받아서 듣기 시작했는데, 토크박스 보컬이 주는 매력을 너무 잘 보여주는 아티스트입니다. 그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추천합니다. Illa J - Never left - 쫀득한 랩을 정말 잘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춤이 가장 잘 춰지는 곡이에요. 앨범 모든 곡이 다 좋지만 그 중 마지막 곡 추천입니다 Duñe, Crayon - Blue window - 이 노래는 프리스타일 힙합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 처음 듣기 시작한 노래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노래에 여러번 춤을 추면서 그때마다 변화된 제 모습을 확인하게 되는 하나의 기록과 같은 노래입니다.
Q. 평소 애정하시는 브랜드나 스타일이 있으신가요?
입어봤을 때 핏이 예쁘면 구매하는 편이라 브랜드 상관없이 정말 다양하게 입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엔 유니클로 옷들을 엄청 애용하고 있습니다. 가성비랑 사이즈폭도 넓고 만듬새도 좋아서 지나가다 매장 보이면 한번씩은 꼭 들어가서 구경하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SPA 브랜드에서 보물찾기 하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구요.
Q.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예전에 친한 동생이 제 춤을 보고는 ‘얼린 버터’ 같다고 했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계속 맴도는 말입니다. 제 춤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가장 짧고 굵게 말해준 것 같았거든요. 앞으로도 ‘얼린 버터‘ 같은 춤을 추고 싶습니다. 점점 더 강한 순간의 자극과 도파민을 원하고 있는 세상에서, 한 편의 영화처럼 등장부터 퇴장까지, 멋과 향기로 가득찬 사람이 되겠습니다. 계속해서 굳건히 나아가는 오호이를 지켜봐주시길!
